식탁 위 식단 열전
내가 경험해 본 다양한 식단과 느낀 점들
건강식은 유행이다?
제가 미국에서 생활했던 2007년에는 ‘지방’이 우리 몸에 해롭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어요.뉴스나 신문에서는 저지방 식단을 통해서 고지혈증, 비만 그리고 당뇨와 같은 현대인들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고, 마트에 가면 ‘Low fat’이라고 쓰여있는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릴 때였죠.
10년이 훌쩍 지난 2017년 즈음은 건강한 지방은 오히려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병들을 치료하며 뇌 건강에도 좋다는 논문과 책들이 발행되기 시작했지요. 10년 전과 완전히 반대인 이론들이지요. 키토제닉 다이어트, 팔레오 다이어트, Whole30 다이어트 등 새로운 서양의 다이어트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고요.
최근에는 ‘채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요. 채식이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이점과 함께 지구와 환경에 더 이로운 식이요법으로 부상하면서 채식주의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비건 식료품, 비건 화장품, 비건 식당 등 우리가 구매하는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비건’이라는 테마 안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15년 전 거리의 카페에서 저지방 라테 (Low-fat Latte)를 외치던 고객들이 어느 순간 식물성 우유 (Plant-based milk Latte)로 만든 라테를 찾고 있는 것이지요.
도대체 무슨 식단이 건강한 식단인가?
현대 과학과 기술이 눈이 부시게 발달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양학적으로는 밝혀지지 않는 분야가 아직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서점에서 매일 쏟아지는 건강 의학 책들이 ‘누명’, ‘반란’, ‘패러독스’ 등 자극적인 단어로 기존의 상식을 엎는 새로운 건강 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사실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어떤 학자는 케일이 몸에 좋으니 많이 먹으라고 권하고, 어떤 학자는 케일은 사람을 아프게 한다고 합니다. 어떤 학자는 탄수화물을 최대한 적게 먹으라고 하고, 또 어떤 학자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건강이 악화된다고 말합니다. 어떤 학자는 커피가 몸에 좋으니 매일 한 잔씩은 먹으라고 권유하고, 어떤 학자는 커피를 많이 먹으면 질환을 유발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매일매일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상반된 건강 뉴스들은 우리를 혼돈에 빠뜨리게 되지요.
“아니, 도대체 뭘 먹으라는 거야?”
No one size fits all
저도 스스로 맞는 식단을 찾으려고 했던 지난 여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어요. 나의 건강을 지켜줄 한 가지 완벽한 식단이 있을 거라 믿었고, 그 완벽한 식단을 찾기위해 다양한 다이어트를 시도했었습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부터 채식까지, 다양한 보충제와 단식까지 경험해보면서 내린 결론은 누구에게나 ‘완벽한 식단’은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르듯이 사람의 몸 상태도 다 다릅니다.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도 음식에 반응 하는 정도가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케일이 독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약으로 작용합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아파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 필요한 영양소일 수도 있어요. 식단을 정해진 ‘다이어트 이름’으로 정한다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체질과 신체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떠한 식단을 할 것인가를 먼저 정하기보다, 내 몸은 어떠한 상황인가를 고찰해보는 것이 건강한 식단을 찾는 첫 번째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완벽한 식단은 없으니까요.
슈바이처 의사는 우리 몸 안에는 모두 현명한 의사가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몸을 잘 이해하면 몸에 좋은 것을 스스로 알 수 있다는 말이라고 저는 이해했어요. 채식인지, 육식인지, 저탄고지인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먹는 음식이 나의 소화와 배변, 감정 변화 등을 어떻게 변화 시키는지 이해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러한 이해와 경험들이 쌓이면 어느새 나의 몸과 잘 맞는 나만의 식이요법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사실두요.
Eat food, not too much, mostly plants
결국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적용되는 골든룰이라는 것은 없겠지만, 버클리 대학의 마이클 폴란 교수가 저서를 통해 한 이 말은 새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at food, not too much, mostly plants”
즉, 가공식품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 진짜 자연이 선물하는 Real food를 섭취하되 (Eat food), 과식하지 않고 (not too much), 채소를 많이 먹으라는 (Mostly plants) 조언입니다.
이 조언은 건강 식단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저의 경험을 통해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던 말입니다. 첨가물이 가득한 가공 식품을 배제하며 영양가가 풍부한 제철 음식을 먹고, 소식과 단식을 통해 몸의 자가 해독 기능을 높이고, 현대 식습관으로 인해 많이 부족한 미네랄과 비타민을 채소 섭취로 채우는 것은 아마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좋은 가이드 라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참고문헌 ) https://www.webmd.com/food-recipes/news/20090323/7-rules-for-eatinghttps://www.cnbc.com/2019/06/22/new-study-shows-theres-no-one-size-fits-all-die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