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까운, 도심 속 농부 시장
더 나은 소비가 일어나는 거리, 농부의 시장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시장에서 강점을 보였던 농수산물 시장이 이커머스, 라이브 커머스, 그리고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 시장을 통해 농부님과 하는 직거래가 많이 확대되고 있지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대형 유통 업체들을 통하지 않고, 농부님들께 직접적으로 농산물을 구매할수 있는 D2C (direct to customer) 사업 모델은 환경적인 면, 윤리적인 면, 가격적인 면에서 MZ세대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쉽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도 있지만, 저는 포장재도 줄이고 배송비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농부님과의 직접적인 소통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농부 시장의 매력에 푹 빠져있어요. 전국 팔도에 있는 농부님들이, 또는 서울 근교지역의 농부님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으로 오셔서 정성껏 기른 농작물들을 판매하는 파머스 마켓.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면 서울 도심에 살면서 방문하실 수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제가 종종 방문하는 서울 그리고 서울 근교의 농부의 시장 (파머스 마켓)을 소개합니다.
마르쉐 농부시장
이미 많은 서울 시민들이 알고 있고 역사가 깊은 마르쉐 시장은 이제 어엿한 농부 시장계 핫 트렌드이자, 노숙미를 자랑하는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서울 대학로를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마르쉐는 내가 먹는 음식과 식재료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장에서 생산자를 만나 직접 소통하는 장터이지요.
[마르쉐 시장 인스타그램: @marchefriends]
마르쉐 채소 시장을 방문할 때면 가장 놀라운 사실은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방문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하여 마르쉐에 대한 컨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먹거리와 웰니스에 관심이 많으며 저렴하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윤리적 소비를 하고 싶어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이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르쉐 SNS 를 팔로워하면, 참가하는 농부님들과 제품의 소개와 함께 시장이 열리는 일정과 장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 농부의 시장
서울시는 얼마전부터 전국 65개 시·군 100여개 농가에 판로를 제공하는 '서울시 농부의 시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부의 시장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엄선해 추천한 농산물을 시중가 대비 최대 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입니다. 매월 1·3·5주차 수·목요일 서울어린이대공원, 2주차 금·토요일 마포구 DMC, 4주차 금·토요일 만리동 광장에서 장이 서는 데, 올해 총 40회 열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전국구에서 오시는 농부님들이기 때문에, 다른 농부 시장보다 규모도 크고 제품의 스펙트럼도 넒고, 다양한 이벤트들도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농산물 판매 외에 원데이 가드닝, 화분 만들기, 농기구 전시 등도 즐길 수 있구요. 좀 더 다채로운 느낌이랄까요?
[서울시 농부의 시장 인스타그램 :@seoulfarmersmk]
여기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푸드뱅크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식품을 기부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식품을 통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복지 전달체계라고 서울시는 소개하고 있어요. 시장에서 구매한 농수산품을 그대로 기부받아서 그 현금화된 만큼 기부금 또는 후원금으로 연말정산 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자 공유 장바구니를 빌려주고 기부하고 있는데, 3번 이상 기부 시에는 커피 무료 쿠폰도 증정하고 있어요.
문호리 리버 마켓
서울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타고 3-40분 달리다보면 양평 서종 IC가 나오고 근처에 역사를 자랑하는 문호리 리버 마켓이 있습니다. 북한강을 옆에 두고 다채로운 농부 시장을 여는 리버 마켓은 코로나로 인해 규모가 조금 준 감이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 배경을 앞에 두고 다채로운 농산물과 먹거리로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 잡지요.
[문호리 리버 마켓 인스타그램 계정: @river_market]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는 양평 문호리가 아닌 양양 비치에서 리버 마켓이 진행이 되는데 문호리에 고정적으로 참가하시는 농부님들이 오시기도 하고, 온라인을 통해서 새롭게 참가하길 원하는 농부님들을 모집하기도 한답니다. 시장이 열리는 장소는 양양, 문호리 강가, 서종 테라로사 타운 등 조금씩 변동이 되니, 인스타그램이나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확인하시고 방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나무로 활을 만드는 공방원이 참여해서 아이들을 위한 체험 기회도 제공하기도 하고, 코로나 전에는 어린이들이 쓰던 물건을 가지고 나와서 어린이들이 직접 파는 어린이 마켓도 진행했다고 하네요.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면, 가족이나 연인분들과 함께 농부님들과 의미있는 교류도 하시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기분도 전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양평 두물뭍 농부 시장
[두물뭍 농부시장 인스타그램 계정: @from_nature_to_table]
북한강과 남한강 근처의 친환경 농부님들과 함께 하는 두물뭍 시장은 최근에 알게된 작은 규모의 파머스 마켓입니다. 근처 지역의 농부님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파머스 마켓이자, 로컬 마켓이라 할 수 있어요. 특히 다른 마켓과 달리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법을 추구하시는 농부님들이 많이 있으셔서 친환경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 즐겁게 참여 가능하실 거예요.
SNS를 통해 사전 신청을 한다면 ,15명에 한해 ’농부맛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꾸러미를 만든 농부의 농사 철학과 농산물 이야기를 듣고 직접 만든 요리도 나눠 먹는 프로그램이랍니다.
농부-요리사-자원활동가가 함께 차리는 친환경 밥상 ‘모두의 식탁’은 참가하시는 농부님들의 농작물을 가지고 요리한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지요. ‘모두의 식탁’에서 식사를 원하신다면 식판과 수저를 직접 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혹시 가지고 오시지 못하셨다면, 500원에 접시나 수저를 빌리실 수 있습니다. 두물뭍 시장은 플라스틱 프리 장터를 추구하고 있어요.
지구와 건강을 생각하는 두물뭍 농부 시장은 3월~11월 둘째 넷째 토요일(오전 10시~ 오후3시)까지 진행됩니다. 주말이기 때문에 나들이를 가는 차들로 길이 많이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전철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철로 운길산역이나 양수역에서 내린 후 자전거길을 따라 10~15분만 걸으면 두물뭍 농부 시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