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디카페인 커피 생활
디카페인 커피의 부상
현대인들에게 커피는 더이상 기호식품이 아닌 생활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생각이 먼저나고, 식사나 업무를 마치고 흔히 ‘커피 수혈’ 이라고 칭하며 지친 몸을 달래주는 현대인들의 필수 음료 ‘커피’. 이렇게 중요한 일상의 한 부분인 커피이지만 커피는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마시게 되면 숙면에 방해가 되고 역류성 식도염, 위장 장애 및 공황 장애까지 지나친 카페인 섭취로 부작용을 가질 수 있지요.이렇게 카페인의 부작용으로 힘들어하고 좀더 건강한 삶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디카페인’ 커피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2018년 미국 NCA(National Coffee Association)는 커피 소비자 중 42%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다는 통계를 발표하였고, 우리나라도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전년 대비 44%, 53% 성장했습니다. 예전에는 커피 스페셜티 전문점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디카페인 커피가 일반 커피 체인점 뿐만 아니라 RTD(Ready to Drink), 드립백 형태로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대중화가 되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 커피에서 카페인을 착출한 커피이지만 카페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적으로 일반 커피의 2-3%의 카페인을 함유되어 있습니다. 즉, 일반 커피에는 약 95mg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지만, 디카페인은 2mg 정도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3가지 오해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커피 원두에서 추출하는 방법 때문에 몸에 좋지 않는 물질이 들어간다는 것, 일반 커피보다 영양도 떨어지고 맛도 없다는 것, 디카페인 커피도 상당히 많은 양의 카페인이 존재한다 등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존재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디카페인 커피에는 해로운 화학 물질이 있다?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유기 용매를 이용한 방법, 물을 이용한 방법, 초임계 이산화탄소 추출법 등 이 있습니다. 용매법은 이염화메탄이나 아틸아세테이트와 같은 화학적 용매를 사용하여 추출하는 방법인데, 이런 용매들은 독성 물질로 분리되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최근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물을 이용한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Swiss Water Process)’ 방식이나 초임계 이산화탄소 추출법은 이러한 독성 물질의 염려가 없기 때문에 추출방식만 잘 확인하다면 디카페인 커피의 해로운 화학 물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맛과 향이 약하다?
카페인 제거 공정 과정에서 상당한 풍미와 향이 손실되어 디카페인 커피는 맛과 향이 약하다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많은 기술들과 노하우가 개발되어서 최근 나오는 디카페인 커피는 맛, 향, 풍미가 일반 커피와 다를 바 없이 좋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카페인을 제거하고 남은 커피 성분을 원두에 재흡수 시키는 등 맛과 향을 보존하는 보완법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지요. 초반에는 특정 커피 원두로만 추출했던 디카페인 커피 원두도 그 스펙트럼이 넓어져 다양한 원산지의 커피 원두를 활용해서 만들고 있다는 점도 디카페인 수요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저도 작년부터 수면 문제로 디카페인 커피를 즐겨마시고 있는데요, 커피의 맛과 향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정도로 맛과 향이 부족하다 생각한 적은 없었답니다. 어떤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훨씬 맛있을 때도 있었구요!
디카페인 커피에는 일반 커피보다 영양적 이점이 없다?
사람들은 커피의 영양학적 이점은 대부분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커피의 영양학적 이점은 커피 안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차라리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거의 제거하기 때문에 카페인 섭취로 인한 수면질 저하,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을 덜어주므로 혹자는 디카페인 커피가 더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다고 말하지요. 또한 마그네슘, 칼륨 등 영양소들도 보통 커피와 유사하게 함유하고 있답니다.
지속가능한 건강한 커피 생활
최근 커피가 건강에 주는 효과는 어떤 커피를 얼마나 마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퀸메리 (Queen Mary)대학 의대 심장 전문의 자라 라이시-에스타브라그 교수 연구팀은 인스턴트 커피는 알려져 있는 커피의 이점을 누리기에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인스턴트가 아닌 분쇄커피 (ground coffee)를 하루 3잔 이하 마시는 경우 심뇌혈관 질환 등에 의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죠. 또한, 영국 킹스 칼리지의 팀 스펙터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장내 미생물 집단의 다양성이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도 발견했구요. 이외 폴리페놀, 식이섬유 함유량 등 커피를 마시면 좋은 건강상의 이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카페인 하루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으로 400mg정도 입니다. 이는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1컵에 70-150mg을 포함하고 있으니 하루 2-3잔 정도가 가장 적당한 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커피양과 종류에 관하여 모두에게 적용되는 최적의 법칙은 없을 것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든 일반 커피를 마시든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정량의 카페인 섭취 수준을 지키면서 슬기로운 커피 생활을 해나가는 것이 좋겠지요?
참고자료) https://www.webmd.com/diet/what-to-know-decaf-coffee
https://www.healthline.com/nutrition/decaf-coffee-good-or-bad
https://www.swisswater.com/blogs/sw/5-myths-about-decaf-bus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