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ident’의 미쉘린 쉐프들
안녕하세요, 노마드의 쉬운 웰니스 저널을 공유하는 뉴욕의 실리아입니다.
최근 뉴욕에 ‘Resident’ 라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이 생겼답니다.
Resident는 미쉘린 스타 레스토랑 쉐프들을 초대해, 부담스러울 수 있는 파인 다이닝 문화를 좀 더 친근하고 소통의 경험으로 만들고자 하는 디너 서비스에요. 뉴욕과 브루클린의 고급 레지던스 빌딩의 와인 셀러 층이나 전망이 좋은 소셜 공간, 혹은 개인 소유의 넓은 응접실 등을 대여하고, 이곳에서 쉐프와 좀 더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디너 파티를 기획하죠. Resident는 그들을 레스토랑으로 정의하지 않아요. 파인다이닝과 손님, 그리고 셰프간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죠.
일주일에 2-3일, 하루에 20-30인 정도의 손님을 예약받아 운영하는데, 인기 쉐프의 디너는 한두 달 전에 이미 예약이 끝났을 만큼 요즘 뉴요커들 간에 화제입니다.
사실 Resident 디너는 남자친구와 함께 가보고 싶었으나, 장거리 연애 중인 이 사람이 하필 코로나에 걸려 한 달 간 미각이 마비된 상태… 결국 계획했던 모든 외식을 취소했죠. 그러나 혼마카세 이후로 자신감이 생긴 저는 남자친구가 독일로 돌아간 후, 혼자 Resident 디너에 가보기로 결심합니다.
제가 예약한 디너는 Michael Brogan이라는 아일랜드 출신의 쉐프와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저녁 7시 전에 도착하니, 제가 1번 손님이었는데요, 주소가 럭셔리 레지던스여서, 내심 고급진 프라이빗 아파트 다이닝룸을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었지만, 거대한 와인 셀러가 입지한 소셜 공간이었어요. 커뮤널 테이블에 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다른 손님들과 섞일 수 있도록 세팅 되어 있더군요. 제 옆에 앉은 커플은 여자분의 생일을 축하 하는 이벤트로 Resident를 찾은 사람들이었죠. 뉴요커들 답게, 혼자 온 저와 캐주얼하게 이런저런 스몰톡을 이어나가는 중,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Resident의 가장 특이한 점은, 쉐프가 식사 전에 그리고 모든 코스가 끝난 후, 손님들과 친밀한 대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런 요리를 만들었는지,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등을 이야기하고, 식사 후에는 심지어 커뮤널 테이블에 함께 앉아 와인도 나누었습니다.
- Mushrooms & Seeweed: Roasted Fish Broth, Enoki Mushroms Wakame
- The Zapper: Hamachi, Green Apple, English Breakfast Radish
- Nooks & Crannies: Gnocchi, Maitake, Aged Parmesan, Pea Shoots, Chive
- The Foamy Sea: Sablefish, Mussels, Sunchoke, Miso Veloute, Tarragon
- Frozen Mellow Lemon Jello: Lime Meringue, Almond Sable
- Marchesi di Barolo ‘Etichetta Bianca’ Gavi, Piedmont
- Tenuta Rapitala, Grillo, Sicily
- Marchesi di Barolo ‘Maraia’ Barbera del Monferrato
- Nino Negri ‘Vigneto Facial Valtellina Superiore
- Marchesi di Barolo ‘Zagara’ Moscato d’Asti
일반 레스토랑과 달리, 한시 한자리에 손님들을 모셔야 하다보니, 식사 시작이 조금 지연 된 감은 있었지만, 손님들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드느라 크게 개의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게다가 5코스에 5가지 이탈리안 와인이 페어링되어 서브 되는데 팁의 의무도 없이 $200 안쪽의 가격에 제시 되는 것은 뉴욕의 미쉘린 레스토랑에서 본 적이 없는 가격이라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더군요.
저는 한국어로는 은대구라고 하는 Sablefish의 메인 요리도 좋았지만, 상큼한 레몬 젤로 디저트가 참 특이한 식감으로 인상이 깊었습니다. 쉐프의 설명으로는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가면 늘 있던 레몬 젤로를 추억하며 개발한 디저트라더군요.
한 가지 여담은, 디너 디렉터 분이 쉐프와 함께 소믈리에를 소개해 주셨는데, 월 스트릿에서 뱅커로 활동 하시다가 불현듯 와인을 공부하고 싶어져서 이렇게 소믈리에가 되었다는 스토리를 공유하더라는 것.
뉴욕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Resident 디너 꼭 한 번 경험해 보세요. 미쉘린 스타 레스토랑 쉐프들의 스토리텔링, 와인 페어링, 그리고 프라이빗한 공간까지… 나름대로 색다른 추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도록 할게요. 또 다른 레스토랑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Stay tuned.
안녕하세요, 뉴욕에서 10년째 살고있는 이민 1세대 사업가 실리아입니다. 타지에서 처음 사업이라는 모험을 시작했을 때, 저에게는 minority, '약자'라는 꼬리표가 달리며 엄청난 환경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팁과 경험을 풀어내며 최선을 다해 매일 행복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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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OZA Eyewear 대표 | 스테이튠 TASTEMAKER
Resident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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