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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념(藥念) 사용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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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썸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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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념(藥念) 사용하십니까?

주방의 양념을 약념으로 활용하기

양념은 약념 (藥念)이다.

양념은 약념[藥念]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를 풀이해보면 양념은 단순이 간을 더하고 조미를 하기 위한 것을 넘어서 ‘약이 되도록 염두한다’라는 의미가 있지요. 실제로 과거 조상들은 육두구, 정향, 후추와 같은 양념은 소화액 분비를 자극하는 소화제의 역할로 썼다고 합니다. 정말로 ‘약’과 같이 양념을 사용했다는 것이죠.

오늘날 식사에서 양념을 먹는다는 것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의미가 되어가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저염 식사를 찾고, 최대한 양념 없이 식사를 하는 것이 몸에 더 이롭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쓰는 간장, 고추장, 된장, 여러종류의 액젓, 향신료들은 우리의 식사에서 적당하고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건강한 삶을 지켜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오늘날 우리 식탁 위의 양념

우리가 흔히 요리에 사용하는 양념들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지 않고, 기업이나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져 마트에서 구입하는 ‘가공식품’들입니다. 자연 그대로 우리에게 선사하는 홀푸드가 아니라 누군가 발효하고,조리하고, 섞고, 자르고 그리고 보관 용기에 담아 파는 ‘가공식품’들이지요. 과거에는 직접 재배한 콩과 소금으로 메주를 만들어 된장을 만들어 양념으로 썼지만, 오늘날은 직접 된장을 만드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모두 가공된 양념들을 구매하여 요리에 사용하니까요.

그런데 시판에 사용되는 양념들은 ‘약’념이 되기에는 재료의 질과 첨가물 때문에 부족함이 많아요. 우선 원재료의 질 부터가 달라졌어요. 된장이나 간장에 쓰여진 콩은 Non-GMO 인 제품을 찾기 힘들고 국내보다는 해외 콩들을 수입해서 만들고 있어요. 고춧가루는 농약을 많이 치는 대표적인 작물이지만 무농약 고추로 만든 양념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귀한 제품이 되었습니다.시중에 파는 소금은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심각한 상태이고,‘감칠맛’을 내고 보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각종 첨가물을 보유하고 있어요.

우리가 흔히 참고하는 유투브나 인터넷 상의 레시피, 서점에서 판매하는 레시피북이나TV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혀의 미각을 자극할 수 있는 ‘맛있음’을 표현하기 위하여 첨가물이 가득한 양념들을 제안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조상들이 아주 오랜기간 건강한 재료를 전통 방법으로 만들어온 양념의 본질을 알려주는 정보와 사람들은 찾기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양념들을 구매할 때 약이 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들었는지 원재료를 확인하기 보다, 어떤 맛을 내는지 감칠맛이 충분한지 가공 제품의 브랜드만 보고 구입하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그렇기에, 요즘 유행하는 버터, 감칠맛에 좋다는 액젓과 굴소스, 요리의 끝에 꼭 넣어야 한다는 조미료, 입이 화끈거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라소스 등이 우리 전통의 약념을 대체하고 오늘날 우리의 식탁 위에, 부엌 찬장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양념을 다시 약념으로

푸드라이터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은 가공식품을 최대한 먹지 않되, 먹더라도 원재료명을 꼭 확인하여 내가 알고 있는 재료임을 확인하고,원재료도 5개 이상 있는 식품은 먹는 것을 지양하라고 했습니다.

즉, 양념의 재료들이 좋은 질이고, 재료수가 간단하고, 첨가물이 없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옛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 처럼 간장은 물, 소금, 메주로만 만들고, 된장은 메주, 소금으로만 만들며, 고추장은 고춧가루, 찹쌀, 소금 및 쌀조청으로 만들며, 멸치액젓은 멸치, 소금으로만 만들어져야 진정한 양념이 될 것 입니다.

과거 글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한식 요리를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콩을 베이스로 한 간장, 된장은 최대한 GMO이슈가 없는 국산 유기농 콩을 활용한 제품을 이용하려고 하고, 숙성 기간도 최소 1년 이상 발효된 제품을 구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꽃게 액젓, 참치 액젓, 갈치 액젓 등 시중에 파는 액젓들은 매우 많은 제품들이 향미증진제를 포함한 첨가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최소한의 질좋은 원재료로 만든 양념을 구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감칠맛을 올려주는 가공 양념을 쓰지 않으면 음식이 맛이 없다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진정한 감칠맛은 좋은 식재로 자체가 주는 맛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첨가물 없는 양념을 오랜 기간동안 사용하다보면, 이제는 가공 양념들이 더 인위적이고 맛에 깊이가 없어서 회피하게 되더라구요. 가공 양념에서 조금 벗어나셔서 홀푸드가 주는 자연의 깊은 맛을 느끼며 약념을 사용하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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